한민족&한국인 스토리

한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한글은 세종대왕이 독창적으로 만들지 않았다

 “이달 상감께서 친히 스물여덟 자를 만드시니 그 자는 고전(古篆)을 모방한 것이다(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 其字倣古篆…)”
-『 세종실록』계해 25년 12월 30일 두 번째 기사, 1443

“언문은 모두 옛 글자를 근본 삼은 것으로 새로운자가 아니라고 하신다면 곧 자형은 비록 옛날의 전문(篆文)을 모방하였더라도(…諺文皆本古字非新字也則 字形雖倣古之篆文…)”
– 최만리 등의 언문창제 반대 상소문 중에서, 1444

“우리 전하께옵서 정음 스물여덟 자를 창제하시고, 간략하게 예의를 들어 보이시면서 이름 지어 가로되 훈민정음이라 하시니, 상형해서 만들되 글자는 고전을 본뜨고(我殿下創制正音二十八字略揭例義以示之名曰 訓民正音象形而字倣古篆)”
-『 훈민정음 해례 서(訓民正音解例序)』정인지, 1446

“우리나라에는 옛날에 속용문자(俗用文字)가 있었으나 그 수가 갖추어지지 않고 그 모양도 정리되지 않아, 어떤 말을 형용한다거나 어떤 용처에 사용하기에는 부족하였다(…東方舊有俗用文字而其數不備其形 無法不足以形一方之言而備一方之用也…)”
-『 훈민정음운해(訓民正音韻解)』신경준, 1750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글 창제에 대해 기술한 사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내용은‘옛 글자’를 모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들을 통해 우리는 한글 이전에 이미 어떤 글자(세종대왕에게 영감을 주었을)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데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옛 글자’일 것으로 추정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가림토 문자’이다.

『환단고기』「단군세기」에는 기원전 2181년 단군3세 가륵임금 때“삼랑(三郞) 을보륵(乙普勒)에게 명하여 정음 38자를 만들게 하니 이것이 가림토(加臨土)이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단기고사』에 나오는 여러 기록들은 단군조선 시대에 이미‘문자’가 존재했고 보편적으로 사용되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가림토 문자는 그 창제동기(백성들의 편의)와 창제사상(우주원리)이 한글과 거의 동일할 뿐만 아니라 자음과 모음의 생김새 역시 매우 흡사하다. 가림토 문자가 한글의 원형일 것으로 추측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세종대왕이 혼자의 힘으로 전혀 새로운 문자를 창제했다기보다는 단군조선 때부터 전해 내려오던 가림토 문자를 더욱 정제하고 발전시켜 한글을 창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글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위대한 유산일 수도 있음이다.


한글, 무엇이 그토록 뛰어난가?
정인지는 〈훈민정음 해례본〉 서문에서“슬기로운 사람은 하루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우치고 어리석은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 … 바람소리, 학의 울음소리,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일지라도 모두 이 글자를 가지고 적을 수가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한글은 배우고 쓰기가 쉬워‘아침글자’라고도 불린다.

중국어의 경우, 모든 글자를 외워야만 글을 쓸 수 있는 표의문자이다. 하지만 한글은 영어와 마찬가지로 표음문자이다. 그런데 영어는 철자 하나가 여러 가지로 발음된다. 예를 들어‘h’를 보면 how, show, english…에서 보듯이 하나의‘h’가 여러 가지로 발음된다. 결국 그 단어를 모르면 정확히 읽어내지 못한다. 그런데 한글은 하나의 철자가 오로지 하나의 소리만을 낸다. 그래서 기본 구성만 알면 무슨 글자도 다 읽을 수 있다.

또한 소리의 표현에 있어서도 일본어는 약 300개, 중국어는 약 400여개의 표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한글은 10개의 모음과 14개의 자음을 조합하여 약 8800개의 표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글자의 모양과 소리를 내는 발음 기관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예를 들어‘ㄹ’은 혀가 실제로 ㄹ에 가깝게 구부러진다. 또 ‘ㄱ’에 한 획씩 그으면 ㅋ ㄲ이 된다. 단순히 한 획을 그음으로써 동일한 발음기관에서 나오는 서로 다른 소리를 다르게 정확히 표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무한할 정도로 풍부하게 철자 표기가 가능하고 사람의 발음기관에 따른 가장 과학적인 언어, 그것이 바로 한글이기에 콜롬비아 대학 동양사학과 교수 G.Ledyard는 한글에 대해‘문자 언어학적 사치’라는 예찬을 했다.

우리가 늘 말하고 쓰는 우리말이기에 오히려 잘 느끼지 못하는 한글의 우수성과 위대함은 사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존 맨이라는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는 그의 저서『알파 베타(ALPHA BETA)』에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미국의 과학전문지〈디스커버리〉가 94년 6월호에서‘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고 극찬한 사실이나, 언어학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세계 모든 언어의 순위를 매겼는데 그 1위가 바로 한글이라는 것은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편 유네스코에서는 1989년에‘세종대왕 상(UNESCO King Sejong Prize)’를 만들어 해마다 인류의 문맹률을 낮추는데 공적을 세운 단체나 개인을 선정하여 상을 주고 있다. 1997년 10월에는 훈민정음(訓民正音)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또한 2007년 9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제43차 총회에서는 183개국 만장일치로 한국어를 국제특허협력조약 국제 공개어로 채택했다.

세계인들이 먼저 알아준 한글의 우수성, 하지 만 이제는 우리가 한글의 우수성을 자각하고 한글의 위상을 세계에 분명하게 알려야 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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